죽고 싶었다.진심이었다. 그날 밤,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없었고, 스스로를 위로할 말도 없었다.아내의 외도라는 단어를 내 입으로 꺼내는 순간, 내 모든 삶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으니까.그녀가 나를 속였다는 사실.그걸 처음 마주했을 때, 나는 어떤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.화도, 슬픔도, 분노도 아니었다.그저, 비어 있었다.무언가 내 안에서 빠져나간 자리에 거대한 구멍만 남아 있었다.그래서 그냥, 뛰기 시작했다.밤이었고,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.숨이 턱까지 차오르고, 다리가 후들거려도 멈추지 않았다.울고 있었는지도 몰랐다.시야는 흐려졌고, 가로등 불빛이 사납게 번졌다.“왜 나야…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…”이유를 묻고 싶었지만, 대답해줄 사람은 없었다.아내에게 물어볼 수조차 없었다.그녀의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