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떤 날은 분노가 먼저 올라오고, 어떤 날은 허무함이 먼저 찾아온다.내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이미 나는 무너졌다.하지만 세상은 그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상해주지 않는다.누가 잘못했는지, 얼마나 고의였는지, 어떤 증거가 있는지를 따진다.나는 그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지만,동시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.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‘법’의 문제였으니까.나는 상간남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.내 감정을 유일하게 제3자가 이해해줄 수 있는 통로라고 믿었기 때문이다.내 아내가 저지른 짓을 용서하지 못하겠지만,그녀와 함께 그 짓을 저지른 사람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했다.그런데 변호사를 만나 가장 먼저 들은 질문은생각보다 간단했다."그 사람이, 즉 상간남이, 아내가 유부녀라는 ..